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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경 약찬게 원문, 해설

by sk2nd 2025.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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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경 약찬게 원문, 해설

화엄경(華嚴經)은 불교 사상 가운데서도 가장 철학적이며 우주론적 깊이를 지닌 경전으로 평가받습니다. 이 방대한 경전을 한 편의 게송으로 집약한 것이 바로 화엄경 약찬게(華嚴經略纂偈)입니다. 사찰 예불 시간에 울려 퍼지는 이 게송은 짧지만 그 안에 법계 전체를 포괄하는 철학과 실천 지침을 품고 있습니다. 한 번 독송할 때마다 대자대비한 비로자나불의 법신(法身)과 연화장세계의 광대한 우주를 마음속에 그리게 되며, 이는 곧 자신이 그 법계의 한 존재임을 체험하는 수행이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화엄경 약찬게의 원문 전체, 해설, 내용 구조, 수행적 가치, 그리고 현대적 의의까지 종합적으로 정리해 드립니다. 특히 전문 독송을 하며 그 의미까지 정확히 이해하고자 하는 분들께 깊이 있고 체계적인 안내가 되도록 구성하였습니다.


화엄경 약찬게 형성 배경

화엄경은 80권 39품, 약 10만 게송에 달하는 방대한 경전입니다. 모든 법(法)이 서로 연기하고, 중생과 부처, 세계가 서로 걸림 없이 상즉(相卽)한다는 사상이 곳곳에 정교하게 서술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 분량과 난해함은 일반 수행자에게 장벽이 되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화엄 사상의 핵심을 농축·압축하여 독송 의식문으로 편집한 것이 약찬게입니다.

일반적으로 용수보살 찬술이라는 의견이 많으나, 당대 중국에서 의식문으로 편찬되었다는 학설도 유력합니다. 한국에서는 신라 시대 이후 사찰 예불의 주요 독경문으로 자리 잡으며 조선시대 불교 탄압기에도 의례 속에서 불교 정체성을 유지하는 핵심 텍스트가 되었습니다.


화엄경 약찬게 원문(한문 전문)

(원문은 이미 질문에서 제공된 동일 텍스트이므로 생략 없이 그대로 수록합니다)

大方廣佛華嚴經 龍樹菩薩略纂偈
南無華藏世界海 毘盧遮那眞法身
現在說法盧舍那 釋迦牟尼諸如來
過去現在未來世 十方一切諸大聖
根本華嚴轉法輪 海印三昧勢力故
普賢菩薩諸大衆 執金剛神身衆神
足行神衆道場神 主城神衆主地神
主山神衆主林神 主藥神衆主稼神
主河神衆主海神 主水神衆主火神
主風神衆主空神 主方神衆主夜神
主晝神衆阿修羅 迦樓羅王緊那羅
摩喉羅伽夜叉王 諸大龍王鳩槃茶
乾達婆王月天子 日天子衆兜利天
夜摩天王兜率天 化樂天王他化天
大梵天王光音天 遍淨天王廣果天
大自在王不可說 普賢文殊大菩薩
法慧功德金剛幢 金剛藏及金剛慧
光焰幢及須彌幢 大德聲聞舍利子
及與比丘海覺等 優婆塞長優婆夷
善財童子童男女 其數無量不可說
善財童子善知識 文殊舍利最第一
德雲海雲善侏僧 彌伽解脫與解幢
休舍毘目瞿沙仙 勝熱婆羅慈行女
善見自在主童子 具足優婆明智士
法寶髻長與普眼 無厭足王大光王
不動優婆遍行外 優婆羅華長者人
婆施羅船無上勝 獅子嚬伸婆須密
毘瑟祗羅居士人 觀自在尊與正趣
大天安住主地神 婆珊婆演主夜神
普德淨光主夜神 喜目觀察衆生神
普救衆生妙德神 寂靜音海主夜神
守護一切主夜神 開敷樹華主夜神
大願精進力救護 妙德圓滿瞿婆女
摩耶夫人天主光 遍友童子衆藝覺
賢勝堅固解脫長 妙月長者無勝軍
最寂靜婆羅門者 德生童子有德女
彌勒菩薩文殊等 普賢菩薩微塵衆
於此法會雲集來 常隨毘盧遮那佛
於蓮華藏世界海 造化莊嚴大法輪
十方虛空諸世界 亦復如是常說法
六六六四及與三 一十一一亦復一
世主妙嚴如來相 普賢三昧世界成
華藏世界盧舍那 如來名號四聖諦
光明覺品問明品 淨行賢首須彌頂
須彌頂上偈讚品 菩薩十住梵行品
發心功德明法品 佛昇夜摩天宮品
夜摩天宮偈讚品 十行品與無盡藏
佛昇兜率天宮品 兜率天宮偈讚品
十回向及十地品 十定十通十忍品
阿僧祗品與壽量 菩薩住處佛不思
如來十身相海品 如來隨好功德品
普賢行及如來出 離世間品入法界
是爲十萬偈頌經 三十九品圓滿敎
諷誦此經信受持 初發心時便正覺
安坐如是國土海 是名毘盧遮那佛

원문을 독송할 때 독음만 읊는 경우가 많지만 이제부터는 문장을 구조별로 분석하여 실제 뜻을 더 깊이 이해하실 수 있도록 해설을 이어갑니다.


화엄경 약찬게 핵심적 해설

1) 비로자나불 찬탄

  • “나무 화장세계해 비로자나진법신”
    비로자나불은 법신불(法身佛)이며, 진리 그 자체입니다. 연꽃처럼 장엄한 우주를 법계라 부르고, 이 법계 전체가 비로자나불의 몸이라는 선언입니다.

2) 삼세·십방 모든 부처 선현에게 귀의

  • 모든 시대(과거·현재·미래)
  • 모든 공간(동서남북·상하·사방)
    이는 부처가 어느 한 곳에 국한되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절대적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법계의 절대성을 강조합니다.

3) 자연신·호법신을 포괄

  • 산, 강, 바람, 불, 곡물의 신
  • 아수라, 천룡팔부 등
    이는 자연과 인간, 신적 존재 모두가 법계 안에서 평등함을 드러냅니다. 소외된 존재가 없다는 화엄의 평등사상이 핵심입니다.

4) 선재동자의 수행 여정 요약

선재는 53위의 선지식을 찾아 수행합니다.
이는 곧 “세상 모든 만남이 수행”이라는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5) 화엄경 39품 전체 구조 요약

  • “六六六四及與三 一十一一亦復一”
    숫자로 구성된 암호 같은 구절
  • 6, 6, 6, 4 + 3 = 39품
  • 1 + 1 + 1 = 하나의 진리
    대조적 수비학 장치를 통해 경전 전체의 체계를 압축합니다.

6) 수행 권유와 깨달음 선언

  • “초발심시변정각”
    처음 마음을 낸 순간 그대로 이미 정각이라는 원돈(圓頓) 사상,
    즉 단박에 깨달음이 가능하다는 선언입니다.

화엄경 약찬게 구조 요약

  • 비로자나불 및 삼신(三身) 찬탄
  • 시방 삼세의 부처 찬탄
  • 팔부신중 및 자연신 호명
  • 선재동자 53선지식 압축
  • 화엄경 39품 전체 체계 소개
  • 수행 권유 및 원만 교법 선언
  • 결어: 비로자나불의 국토 속이 곧 나의 자리

수행적 활용과 현대적 의미

① 독송 수행의 힘

  • 독경 자체가 호흡수행·염불·관음의 결합
  • 소리와 의미가 마음 집중과 공덕 회향으로 이어짐
  • 번뇌를 줄이고 자비심을 확장하는 훈련

② 마음속 우주를 확장하는 관법

  • 구절마다 등장하는 존재를 떠올리며
    → “법계 전체가 곧 하나의 몸”이라는 통찰

③ 사회적·윤리적 적용

  • 차별·혐오를 넘어서는 불이(不二)의 가치관
  • 타자를 인정하고 공존을 실천하는 삶의 이정표

④ 학술적 비판과 재평가

  • 용수보살 저술 여부 논쟁
  • 도교 의식문과의 구성적 유사성
  • 여성 수행자 등장 분석을 통한 포용성 재조명

결론

화엄경 약찬게는 불교에서 가장 압축적이면서 가장 넓은 세계를 품고 있는 경문입니다.
한 편을 독송하는 행위만으로도

  • 법계 전체를 찬탄하고
  • 연기와 평등의 진리를 확인하며
  • 곧바로 깨달음의 길에 들어서는 선언을 하게 됩니다.

당신이 독송할 때 울리는 그 목소리는 그냥 소리가 아니라
비로자나불의 설법이자 법계 전체의 공명입니다.

“내가 곧 부처이며, 세상 모든 존재가 함께 빛나는 연꽃”
바로 이것이 화엄경 약찬게가 전하는 최종 메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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