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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학 어원 상식

결재와 결제의 차이 정리

by zn3476 2025.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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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재와 결제의 차이: 직장인의 글자 하나가 만드는 신뢰의 간극

한 번 틀리면 계속 틀리는 두 글자, 지금 확실히 정리합니다

사무실 메일함을 열어 보면 “지출 내역 결재 부탁드립니다” 같은 문장을 흔히 봅니다. 그런데 여기서 ‘결재’가 맞을까요, ‘결제’가 맞을까요? 두 단어는 발음이 비슷하고 쓰임새도 살짝 겹치는 지점이 있어 자주 혼동됩니다. 하지만 결재와 결제의 차이는 전혀 다릅니다. 글자 하나의 차이가 업무의 성격을 바꾸고, 비용 처리 일정과 책임 소재까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결재와 결제의 차이

이 글에서는 두 단어 결재와 결제의 차이부터 실제 실무 흐름, 자주 틀리는 예문, 문서·메일 표현 가이드까지 한 번에 정리합니다. 오늘 이후로는 헷갈릴 일이 없도록, 개념을 단단히 잡아 보겠습니다.


결재와 결제 어원으로 보는 핵심: 決裁 vs 決濟

결제와 결재의 차이(정의, 뜻, 한자)

  • 결재(決裁): ‘결(決, 결정하다) + 재(裁, 재단하다)’의 합. 상급자가 문서나 안건을 판단·승인하는 행위를 뜻합니다. 조직 내부의 권한책임이 작동하는 영역입니다.
  • 결제(決濟): ‘결(決, 결단하다) + 제(濟, 구제하다/건너다)’의 합. 거래에서 대금이나 채무를 지불·정산하여 마무리하는 행위입니다. 돈의 흐름이 핵심인 금융 영역입니다.

짧게 요약하면, 결재는 도장을 찍는 일이고, 결제는 돈을 보내는 일입니다. 조직 내부 의사결정과 외부 금전 거래라는 경계선 하나만 기억해도 90%는 정리됩니다.


실무 정의 한 문장으로 끝내기

  • 결재: 상사가 문서에 승인을 부여하는 것. 예) “지출결의서 결재 완료.”
  • 결제: 대금을 실제로 지불하거나 거래를 정산하는 것. 예) “카드로 55,000원 결제 완료.”

여기에 영어 대응어를 붙이면 더 쉽습니다.

  • 결재 = approval (전자결재, 승인)
  • 결제 = payment / settlement (지불, 정산)

조직 내에서의 ‘결재(決裁)’: 누구의 도장이 필요한가

결재(決裁)

전자결재 시스템을 떠올려 보세요. 기안자가 품의서를 올리면, 결재선에 따라 중간 결재(중결), 전결(권한 위임), 후결(사후 승인), 대결(대리 결재) 등이 이어집니다. 핵심은 조직의 권한 체계이며, 결재란 곧 책임의 배분입니다. “결재를 받았다”는 말은 그 안건에 대해 회사가 공식적 책임을 인지하고 승인했다는 뜻과 같습니다.

현장에서 자주 쓰는 표현

  • 결재를 상신하다(올리다) / 결재를 득하다(받다)
  • 결재 라인(선), 전결 규정, 보류·반려
  • “총무팀장 결재 후 지출 진행.”

금융에서의 ‘결제(決濟)’: 돈이 언제, 어떻게 움직이는가

결제(決濟)

결제는 돈이 실제로 오가는 일입니다. 온·오프라인 상점에서 카드를 긁거나 간편결제를 누르는 순간부터 승인(authorization)매입(capture)정산(settlement) 순서로 흐릅니다.

  • 승인: 한도와 도난 여부를 확인해 ‘가능’ 표시를 받는 단계. 흔히 영수증에 ‘승인번호’가 찍히지만, 이때는 돈이 완전히 넘어간 게 아닙니다.
  • 매입: 가맹점이 카드사에 청구를 확정하는 단계.
  • 정산: 카드대금이 고객에게 청구되고, 가맹점 계좌로 입금되는 단계. 이때 비로소 거래가 완료됩니다.

온라인 쇼핑의 부분취소, 부분반품, 가상계좌 입금, 무이자 할부, 정기결제(구독) 등의 기능은 모두 결제 영역의 세부 기능일 뿐, ‘결재’와는 무관합니다. 따라서 “정기 결재 설정”은 틀린 표현이고, 정기 결제가 맞습니다.


‘승인’이라는 단어가 주는 함정

승인은 문맥에 따라 두 얼굴을 가집니다.

  1. 조직에서는 결재의 동의어처럼 쓰입니다. “부서장 승인 = 부서장 결재”.
  2. 카드·전자지불에서는 결제 절차의 일부 단계를 뜻합니다. “카드 승인 완료”는 돈이 ‘확정 지급’됐다는 뜻이 아니라 일시적 허용에 가깝습니다. 최종적 의미의 ‘결제 완료’와 구분해야 합니다.

헷갈리는 문장 교정 예시 12선

  1. “법인카드 결재 했습니다.” → 결제
  2. “지출결의서 결제 부탁드립니다.” → 결재
  3. “벌금 결재 납부 완료.” → 결제
  4. “계약서 결제가 늦어졌습니다.” → 결재(서명·승인 의미)
  5. “세금계산서 결재 받으면 송금하겠습니다.” → 결재(승인) + 이후 결제(송금)
  6. “자동이체 결재 신청함.” → 결제
  7. “출장비 결제 전 부장님 도장 필요.” → 결재결제
  8. “구매 요청서 결제 올립니다.” → 결재
  9. “영수증 재출력 후 결재 취소해주세요.” → 결제 취소
  10. “결제일에 맞춰 급여 결재 올림.” → 급여 결재(승인) 후 급여 지급/이체(결제)
  11. “승인 번호가 있으니 결재 끝난 거죠?” → 카드 승인 ≠ 최종 결제
  12. “PG사 결재 오류 발생.” → 결제 오류

결재와 결제의 연결: 올바른 순서

대부분의 회사에서 비용 지출은 다음 순서를 따릅니다.

  1. 품의서 작성 및 결재: 목적·예산·근거를 담아 결재선을 통과.
  2. 구매/사용: 재화·서비스 이용.
  3. 결제: 카드·이체·현금으로 지불.
  4. 증빙 수취: 세금계산서, 영수증, 카드전표.
  5. 정산: 비용 계정 처리, 부가세 반영, 법인카드 대금 납부.

여기서 1)~2)은 조직 내부 통제, 3)~5)는 금전 거래와 회계입니다. “결재 없이는 결제도 없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죠.


법·회계 관점에서 알아두면 좋은 포인트

  • 민법 용어로 빚을 갚는 행위는 변제(弁濟)입니다. 일상과 상거래에서는 ‘결제’가 널리 쓰이고, 회계에서는 지급/정산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합니다.
  • 전자금융거래에서는 결제가 시스템을 통해 자동화·표준화되어 처리됩니다. 결제 수단(카드, 계좌이체, 간편결제, 선불 등)에 따라 승인·매입·정산의 기술적 세부가 달라지지만, ‘결재’와는 다른 차원의 일입니다.
  • 증빙은 결재와 결제를 잇는 다리입니다. 내부적으로는 결재 이력(전자결재 로그)이 남고, 외부적으로는 세금계산서·영수증·거래명세서로 결제가 증명됩니다.

문서와 메일에서 바로 쓰는 표현 가이드

  • 올바른 제목: “컴퓨터 구매 품의 결재 요청” / “소모품 구매 결제 내역 보고”
  • 본문 예시:
    • “첨부 품의서 결재 후 발주 예정입니다.”
    • “카드 결제 완료, 전표 첨부드립니다.”
    • “계약서 결재가 끝나는 즉시 선수금 결제 진행하겠습니다.”
  • 안내 문구: “결재 후 진행 바랍니다.”(내부) / “결제 수단을 선택해 주세요.”(고객)

작은 팁: 제목에는 결재/결제가 무엇을 가리키는지 행위 동사로 명확히 해 주세요. “승인 요청”, “지불 완료”처럼요.


현장 시나리오로 익히는 감각

시나리오 A: 신규 소프트웨어 도입

  • IT팀이 견적서를 받아 품의 결재를 완료합니다.
  • 구매팀이 발주하고, 납품 확인 후 결제를 진행합니다.
  • 회계팀은 세금계산서를 수취해 비용으로 정산합니다.
    여기서 ‘결재’는 책임의 승인이고, ‘결제’는 돈의 이동입니다.

시나리오 B: 온라인 쇼핑몰 고객 환불

  • 고객이 카드로 결제하고, 당일 취소를 요청했습니다.
  • 쇼핑몰 관리자는 PG에서 승인 취소 또는 매입 취소를 처리합니다.
  • 내부적으로는 환불 정책 변경안에 대해 결재를 받아 운영 방침을 업데이트합니다.
    외부의 돈 처리(결제)와 내부의 정책 변경 승인(결재)이 분리되어 움직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Q1. 카드 영수증에 ‘승인’이라고 찍혔는데, 결제가 끝난 건가요?
A. 보통은 승인 → 매입 → 정산 순서입니다. 승인만으로 결제가 완전히 끝났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매입 취소가 되면 실제 청구는 이뤄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Q2. ‘결제일’과 ‘납부일’은 같은가요?
A. 카드 안내문에서 ‘결제일’은 보통 **청구 금액이 빠져나가는 날(출금일)**을 말합니다. 회사 내부 일정에서 “결제일”을 쓸 때는 외부 송금일·카드 청구일과 혼동되지 않도록 ‘지급일/출금일’이라는 단어를 권합니다.

Q3. ‘지출결의서 결제’라는 문구가 왜 어색한가요?
A. 지출결의서는 승인 문서라서 ‘결재’가 맞습니다. 결재가 끝난 뒤 돈을 보내는 단계가 ‘결제’입니다. “지출결의서 결재 후 결제 진행”처럼 분리해 쓰세요.

Q4. 자동이체 설정은 결재일까요, 결제일까요?
A. 은행 계좌에서 돈이 나가는 행위이므로 결제입니다. “자동결제”, “정기결제”가 올바른 표현입니다.

Q5. 승인(approval)과 결재는 완전히 같은가요?
A. 조직 내 의사결정 맥락에서는 거의 같은 뜻으로 쓰입니다. 다만 카드 승인처럼 결제의 부분 단계를 가리키는 ‘승인’과는 문맥이 다릅니다.


한 줄 암기와 체크리스트

  • 암기 문장: 결재는 도장, 결제는 돈.
  • 체크리스트
    1. 문서에 서명·도장을 받는가? → 결재
    2. 대금이 이동하거나 정산되는가? → 결제
    3. 제목에 ‘요청/완료/취소’ 등 동사로 구체화했는가?
    4. 내부(결재)와 외부(결제) 증빙을 각각 확보했는가?

마무리: 글자 하나가 만드는 일의 품격

업무 커뮤니케이션은 정확성이 신뢰를 낳습니다. ‘결재’와 ‘결제’를 구분해 쓰면, 승인과 지불의 경계가 선명해지고 일정 관리·책임 소재·회계 처리까지 한 번에 명확해집니다. 전자결재 시스템의 결재 이력은 내부 통제를, 결제 전표와 정산서류는 외부 거래의 완결성을 증명합니다. 다음 번에 메일 제목을 쓰기 전, 당신이 원하는 것은 상사의 결재인가, 금전의 결제인가 한 번만 더 살펴보세요. 그 한 번이 실수를 줄이고, 당신의 문장을 더 신뢰받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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